‘드라이브 스루, 코호트 격리, 비말, 팬더믹, 키트 …’
앞선 용어들 모두 코로나 19로 생겨났거나, 널리 이용되고 있는 단어들이다.
이에 한글날을 기념하여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몬스타엑스의 셔누가 ‘쉬운 우리말, 바른 우리말’ 캠페인을 시작했다. 코로나 19와 관련된 표기를 각각 ‘승차진료소, 동일집단 격리, 침방울, 감염병 세계적 유행, 도구’로 사용하자는 취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가 함께 제작한 이 영상은 총 4분 분량의 길이로 ‘코로나19 공공언어’ 즉, 코로나 19와 관련된 용어들의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소개한다. 과연 언론에서는 우리말 대체어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언론 실제 사용도 매우 낮아…
먼저, ‘드라이브 스루’를 열쇳말(키워드)로 구글에 검색한 결과 총 10,400,000개의 검색결과가 떴다. 그에 반해 ‘승차 진료소’는 약 122,000개에 불과했다. △’독감백신 접종도 ‘드라이브 스루’… 안전성 높여’ (2020.10.08.|문화저널21) △’”축제 취소됐지만”… ‘드라이브 스루’ 꽃시장 활짝’ (2020.10.07|MBC)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차량시위 시작… 경찰 검문’ (2020.10.03|연합뉴스) △’오산시, 9~10일 ‘드라이브 스루 오색시장 수제맥주축제’ 개최’ (2020.10.06|파이낸셜뉴스)
‘코호트 격리’ 또한 마찬가지다. 언론사가 여전히 ‘동일집단 격리’가 아닌 ‘코호트 격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코호트격리 도봉구 다나병원서 6명 추가 확진…57명째’ (2020.10.09|한국경제TV) △’연휴 ‘가족간 감염’ 현실로…정읍 양지마을 ‘코호트 격리’ (2020.10.07|TV조선) △’경주 ‘명화의집’ 코호트 격리 해제…64명 모두 ‘음성’’ (2020.10.08|노컷뉴스)
‘비말’은 어떨까? 코로나 19 초기에 비하면, 우리말 순화어 대체 운동으로 많이 줄어들긴 하였으나 여전히 몇몇 기사에서 ‘비말’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스크.마이크 덮개. 비말차단칸막이 국정감사’ (2020.10.07|연합뉴스) △’일본, 비말 차단 실드 붙이고 가라테 경기’ (2020.10.07|KBS) △’”혹시 나도?”… 비말마스크 반대로 썼는지 확인하는 방법’ (2020.10.08|머니투데이)
10명 중 5명 ‘팬데믹’ 검색, ‘팬데믹’이 무슨 뜻?
이러한 의료 관련 전문용어를 접하는 빈도가 급격히 늘면서, ‘공감언론’ 뉴시스와 국립국어원이 9일 제574돌 한글날을 맞아 ‘공공언어 쉬운 우리말 쓰기 조사’를 한 결과 우리 국민 중 둘 중에 한 명(53%)은 코로나 19 관련 낱말의 의미를 알기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한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그 중 가장 높은 빈도수를 차지한 단어는 ‘팬데믹’이었다. 지인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해본 낱말로 ‘팬데믹(Pendemic)’이 50.3%를 차지하며 복수응답 1순위로 꼽혔다. 국립국어원은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우리말 대체어로 선정했다.
[서울=뉴시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쉬운 우리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국민의 알권리가 좌우된다. 외국어 능력이라는 것은 가려져 있는 차별이다. 드러나지 않는 차별을 거대하게 조장하는 거다. 공정한 것이 중요한데, 쉬운 우리말은 그 차별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이토록 전문가들은 코로나처럼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분야의 용어는 모든 국민이 알기 쉽도록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코로나 관련해서 어려운 외래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외래 용어는 아는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라고 이야기하며 “특히 질병, 의료, 보건 등 국민 생명과 관계된 분야 용어는 모든 사람이 알기 쉬운 용어로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분야에서 과도한 의학용어 및 외래어 사용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 이미 여러차례 순화어 사용을 권장함에도 여전히 ‘드라이브 스루’, ‘코호트 격리’ 등 다양한 의학 용어가 언론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번 더 의미를 찾도록 만드는 어려운 말 보다는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여 국민들이 알기 쉽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