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코로나19 앞에서 심각해지는 혐오에 대한 안타까움

 

최근 다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며 ‘XX발 코로나’라는 표현이 언론 및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이태원사우나발 코로나, 광주교회발 코로나와 같이 ‘XX발 코로나’라는 용어는 집단코로나19 환자가 등장한 지역 및 장소의 명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었을 때 사람들은 흔히 ‘XX발 코로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의문이 하나 든다. ‘XX발’은 XX에서 코로나가 시작되었다는 것인데, XX에 속해있는 장소가 코로나를 만든 것도 아니고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싶다.

 

 

누가 뭐라 하더라도 ‘XX발 코로나’라는 표현은 혐오표현이다. XX발에 속해있는 사람들에게 주홍글씨가 되어서 그들이 일상생활을 수행하고 외부와 소통하는데 악영향을 준다. 그들은 코로나19를 생성하거나 일부로 걸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대상이 된다. 걸리고 싶어서 코로나19에 걸리는 환자가 어디에 있을까? 물론 그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코로나19 걸린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 및 그들이 속한 지역 및 장소를 혐오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언어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전혀 연관이 없는 두 대상이 특정사건을 계기로 연결되기 시작하면 이미지가 굳어진다. 굳어진 이미지는 연결된 대상의 선입견이 된다. XX발은 일상용어이다. 하지만 ‘XX발 코로나’는 전혀 연관이 없는 XX와 코로나19를 연결해준다. 즉 XX에 코로나라는 선입견을 덧붙이게 되는데, 이는 일상용어로 특정 대상 및 집단을 질병과 연관시키는 행위이다. 한번 성립된 이러한 선입견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은 쉽지 않다.

 

 

‘XX발 코로나’라는 표현은 선동적 언어이다. 코로나19에 대한 해결 및 예방보다는 코로나 확산에 대한 두려움의 원인을 찾아 혐오하는 것으로 심각한 현실에 위안을 주게 만든다. ‘XX발 코로나’라고 욕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일시적으로 편할 수는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XX에 속해있는 사람들에게 씼을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XX발 코로나’가 더 많이 발생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코로나는 매우 확산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무증상확진자도 많을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발표하고 있다. 지금 당장 스스로 혹은 주변에서 코로나 환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XX발 코로나’라는 표현의 확산을 방치하면 그다음 XX는 내가 속한 지역이나 단체가 될 수 있다. 결국 스스로가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언젠가 끝날 것이다. 심각한 코로나19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백신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 알게 모르게 확산되고 있는 혐오에 대한 백신은 없다. 혐오가 계속 뿌리를 내리고 확산되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우리 사회는 더는 예정과 같이 공동체가 화합하는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혐오는 공동체를 망가트린다.

양동규 편집국장 yangsam_edu@theinde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