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순수라는 개념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공동체보다는 개인이 우선되는 사회의 문화 속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며 본질을 중시하는 문화는 예전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대신 계산적으로 행동하고 본질보다는 표면을 강조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다. 이런 혼란스럽고 암담한 상황 속에서 디인덱스가 창간되었다.
디인덱스의 창간에서 1946년 4월 발족되어 1947년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로 발전적 해체된 조선청년문학가협회가 오버랩된다. 청년문학가협회는 협회장인 소설가 김동리, 시분과위원장인 미당 서정주를 비롯해서 청록파로 대표되는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등의 소장파 문학인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문인단체이다. 이들은 당대 만연했던 사회 및 정치의 도구로 문학을 사용하는 경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순수한 문학의 진흥 및 문학의 본질지향을 위해 노력했다.
당대 문학을 사회변혁 및 투쟁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던 분위기 속에서 조선청년문학가협회의 존재와 활동은, 문학의 순수함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이 되었다. 1960년대 참여시의 흐름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순수문학이 활동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조선청년문학가협회로 시작된 순수문학을 지키려고 하는 문인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있었기에 한국문학은 시대에 종속되지 않고 시대와 발맞춰나가며 성장할 수 있었다.
문학에서 순수가 중요한 것처럼, 우리가 사는 삶 속에서 순수는 매우 중요하다. 순수는 백지상태인 순진과 달리 강한 소신을 기반으로 다른 계산 하지 않고 자신의 행위 자체에 충실하게 해주는 정신이다. 외부요소 및 자신의 욕심을 기반으로 상황을 접근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소신과 꿈을 기반으로 상황을 접근하는 것이 순수이고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사는 사람들이 순수한 사람이다. 갈등이 아닌 사랑과 화합이 주가 되는 공동체는 순수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언론도 마찬가지로 순수가 중요하다. 하지만 안탑깝게도 현재 몇몇 언론들도 순수를 잃은 것처럼 보인다. 저널리즘 정신에 입각해서 진실된 정보를 통해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특정 이념(자유주의, 극우주의, 극좌주의, 페미니즘, 사회주의 등)에 사로잡혀 편협한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거나 자신의 의도에 맞게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 및 축소하는 경향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언론에서 목적성을 보이며 순수가 사라지는 상황 속에서 디인덱스가 창간을 했다.
“올바른 사실과 선량한 정의를 밝히는 권리와 의무” 이는 디인덱스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다. 사실 이 가치관은 디인덱스만이 아닌 모든 언론이 추구했어야 할 기본적인 가치관이다. 그러나 순수를 잊어버린 언론은 올바른 사실을 전하지도 못했고 선량한 정의를 추구하지도 못했다. 이는 문학을 사회표현의 수단으로 전락시켰었던 흐름처럼,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언론이 왜곡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문학의 수단화를 비판하며 등장한 조선청년문학가협회가 문학에서 순수의 정신을 추구한 한줄기 빛이었던 것처럼, 디인덱스도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올바른 사실과 선량한 정의를 밝히는 한줄기 빛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