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리필해봤니?, 리필샵의 유행
리필(Refiil)은 사전적 정의로 기존의 내용물을 전부 사용한 다음, 용기에 새로운 내용물을 다시 채운다는 뜻이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비대면 쇼핑이 늘면서 택배 관련 쓰레기, 일회용품의 사용 또한 급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 통계를 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연간 일회용 컵 사용량은 약 260억 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량은 211억 개였다.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비닐 폐기물의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T로 11.1% 증가했다. 이에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란 탈플라스틱을 주창하며 플라스틱 외에도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춘 운동이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챌린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리필샵’의 형태로 온/오프라인 관계없이 활발히 이루어지고있다.
미국의 환경운동가가 제안한 제로웨이스트 5R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Refuse : 필요 없는 물건은 거절하기 Reduce : 쓰는 양은 줄이기 Reuse : 재사용하기 Recycle : 재활용하기 Rot : 썩는 제품을 사용해 자원을 순환시키기
필환경 시대, 더는 걱정만 하지 말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요즘 유행하는 창업 아이템은 단연코 ‘리필샵’이라고 할 수있다. ‘리필샵’은 빈 용기를 가져가 샴푸, 선크림, 세제부터 커피, 식자재, 향신료 등 일상에 흔히 쓰이는 물품을 원하는 만큼 담아 무게를 측정한 뒤 구매할수 있는 상점을 이야기한다. ‘리필샵’에서 확장하여 제로웨이스트를 내세운 상점들은 생분해가 가능한 종이컵, 빨대, 배변 봉투, 텀블러 등을 판매하며 플라스틱의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일반쓰레기로 배출되거나 땅에 묻혀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한 예로 플라스틱 칫솔은자연 분해에 500년이나 걸리지만 대나무 칫솔은 고작 2~3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존 제품들의 경우 리필제품을 따로 구매하는 과정에서도 쓰레기를 양산해낸다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리필샵’은 기존의 리필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해냈다는 장점이 있다.
비단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제를 전부 사용하고 새로운 세제를 구매해 사용하거나, 리필용 세제를 구매하더라도 빈 병에 세제를 주입하고 포장지를 버리는, 새로운 쓰레기를 양산해내는 체제에 의문을 갖는 이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필환경시대가 대두하면서 불필요한 포장에 의문을 갖고, ‘리필’이라 일컫지만 새로운 쓰레기를 양산해내는 기존의 체제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진정한 탈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를 실현하고자 하게 된 것이다.
지난 10월 27일,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업계 최초로 샴푸 등을 리필 할 수 있는 리필 매장을 개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경기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에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의 내용물만 담아갈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리필샵’은 저렴한 가격으로 샴푸, 바디워시 등 15개 제품의 내용물만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용 용기에 담는 형태로 구매할 수 있으며, 본인이 직접 리필용 용기를 가져와도 된다. 소비자들은 리필용 용기에 담은 내용물의 무게를 측정해 g당 가격을 지급하게 된다.
이마트도 ‘세탁세제 리필’이 가능한 친환경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보다 한층 빠른 지난 9월 27일 이마트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세제업체인 슈가버블과 함께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리필기계인 ‘에코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슈가버블 전용 용기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면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원래 가격 대비 35~39% 할인된 가격에 다시 채울 수 있다. 전용 용기는 리필 매장에서 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세제 리필기계를 운영하는 점포는 이마트 성수점, 트레이더스 안성점 2곳에서 시작해 점차 확장 중이다.
기업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의 리필샵도 서울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알맹상점, 그리고 지구샵은 낭비 없는 삶을 추구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제로웨이스트 공간이다.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는 슬로건을 지닌 알맹상점은 망원시장 근처에 자리한 리필스테이션이다. 알맹상점은 지리적인 장점을 이용해 망원시장에갈 때 사용할 용기나 장바구니를 빌려주고, 망원시장 내에 자리한 가게 중 포장 없이 알맹이만 구매할 수 있는 가게를 표시한 지도를 나눠주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망원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공산품 위주로 매장을 채움으로써, 가게 근처에 있는 시장과 공생하고자 하는 알맹상점의 좋은 취지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플라스틱 없는 건강한 지구를 꿈꾸는 지구샵은 서울 동작구에 있는 상점이다. 지구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용해 제로웨이스트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홈페이지를 통해서 ‘제로웨이스트 난이도’를 표기하고 있는데, 이는 접근성의 난이도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처음 제로웨이스트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물품 및 라이프스타일을 버리고 변화를 시도하기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나타내주고 있는 수치이다. 지구샵 온라인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아래 사진과 같이 제로웨이스트 난이도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형태를 띠게 되었다. 한 사람의 소비형태, 생활습관을 단숨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눈에 띄는 쓰레기 하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그리 어렵지 않다. 미국 환경운동가가 제안한 5R 법칙을 기억하고, 하나씩 실천해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모여 ‘제로웨이스트’가 탄생하는 것이다.
Refuse : 필요 없는 물건은 거절하기
Reduce : 쓰는 양은 줄이기
Reuse : 재사용하기
Recycle : 재활용하기
Rot : 썩는 제품을 사용해 자원을 순환시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