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예상과 달리 불수능으로 예측되는 국어 영역의 시험에 대해

 

 

 

 

500여명의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코로나19에 새로 확진되고 있던 상황 속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이미 한 번 미뤄진 상황에서 앞으로의 코로나19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고, 만약 시험이 또 한 차례 미뤄진다면 이어지는 대학별 수시 시험 일정 및 내년 새로운 학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이번 시험의 강행은 부득이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시험을 치러온 수험생들에게 ‘올 한해 고생했다’라는 말을 먼저 이야기 하며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가볍게 넘겼던 평소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일과 달리 매우 긴장되었다.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몇몇 수험생들의 국어성적 향상을 위해 관리 및 질의응답을 해주었었기 때문에, 그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스스로가 시험을 봤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도 더 긴장이 되었다.

 

학생들이 8시 40분에 시험을 시작한 국어영역의 시험지는, 장애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의 시험이 끝난 약 11시 55분쯤 공개가 되었다. 학생들의 심정에 공감하기 위해서 시험지가 공개되자마자 바로 문제를 풀어보았다.

 

문제를 풀어본 결과 평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지문의 난이도도 높지 않았고 선택지의 경우 본문의 내용을 추론해야 하는 문제가 많았지만, 이는 2015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었기에 학생들이 풀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실제로 채점을 해본 결과 괜찮은 성적이 나왔고 오답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문제도 고난이도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실제로 시험을 치른 후 언론에 공개된 시험 문제에 대한 예상 반응 및 출제위원장의 반응 또한 스스로 생각했던 것과 같이 평이한 시험이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담당 학생들의 시험이 마무리된 후 했던 연락에서 다소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국어 문제가 난이도가 높았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한두 명이 어렵다 했을 때는 ‘문제는 평이하나 추론 선택지가 그들에게 어렵게 다가왔구나.’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많은 학생들이 어려웠다고 이야기를 하자 내가 착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또한 수능시험이 마무리된 후 각 입시사이트에 발표된 예상 등급컷도 예상과 다르게 나타났다. 12월 3일 9시 30분 기준 국어 1등급이 87-89점, 2등급이 80-83점, 3등급이 70-76점, 4등급이 61-66점이 나오고 있는 등, 스스로 및 여러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이번 시험에서 학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높았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스스로 간과했었던 한 가지의 사실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올해 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 시험이 연기되었다고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학교의 대안으로 다닐 학원조차 방역으로 인해 폐쇄를 하거나 인터넷강의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이전의 수험생들에 비해 공부를 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시험장에서도 코로나19의 전파 예방을 위해 가림판을 앞에 두고 시험을 보았고, 점심시간도 혼자 밥을 먹어야 했으며, 수험장에서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만 하는 등 환경적 요인도 수험생들을 도와주지 못했다.

 

복합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 겹친 수험생들은 힘든 싸움을 했고 그 여파는 예상과 다르게 낮게 나온 등급컷으로 나타났다. 그러며 스스로 부끄러웠다. 그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국어교육을 전공 중이고 학생들 국어에 대한 관리를 하기 위해 공부도 추가적으로 했던 스스로의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했던 것이었다.

 

문제를 출제하는 출제위원들 또한 이러한 수험생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해 이전과 같은 난이도를 출제를 했고, 시험을 판단하는 사람들 및 기자들도 자신의 기준으로만 판단을 해서 시험난이도를 평이하다고 평가했을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많은 학생들이 국어채점 후 자신의 성적과 시험을 평이하다고 평가한 반응을 비교하며 좌절을 겪었다고 한다.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그저 시험 문제만을 절대적으로 평가한 스스로 및 출제위원들과 여러 사람들은 시험을 마친 후 기사를 보고 좌절하고 있었을 수험생들을 고려하지 못했다.

 

같은 문제라 할지라도 외부에서 평가하는 입장과 실제 시험을 보는 수험생의 입장은 다를 것이다. 이를 고려하지 못하고 쉽게 뱉은 말과 쉽게 써내려간 기사는 시험이 끝나 힘든 수험생들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만약 스스로나 예측을 한 사람들이 그 현장에서 시험을 봤다면 그런 예측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스스로조차 그런 사람들 중에 한명이었기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혹시나 우연한 경로로 이 글을 읽게 된 수험생들이, 무책임했던 예측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총평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하고 앞으로 나갈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힘든 상황에서 끝까지 자신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준 수험생들의 열정을 응원하며 그들이 자신의 노력에 합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