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지원자, “디딜자리 프로젝트는 청년이 공익활동하고 싶을 때, 뒷받침해주는 지원군”
지난 9월 초, 이채로운(28) 씨는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시민활동가를 모집한다”는 ‘시민사회 디딜자리 100 프로젝트’ 모집 공고를 봤다. 서울시가 공익활동가를 지망하는 시민 100명을 뽑아 공익활동단체에 파견하는 일자리 사업이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지역의 구성원이자 주체인 ‘시민’과 ‘활동가’라는 두 단어의 조합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기회를 통해서 제가 서울의 시민으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공익활동가로서 일해본 경험은 없지만, 여러 공익활동은 진행해왔다. 그가 공익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녀의 할머니를 간병하면서부터였다. 요양병원에서 바라본 한국사회는 ‘노인이 되고 싶지 않은 사회’였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공익활동에 눈을 뜬 이후,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마침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취소됐던 터였다. 이 씨는 적절한 시기에 하고싶었던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디딜자리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그렇게 이 씨는 디딜자리 프로젝트를 통해 ‘더블유엔씨(WNC)’라는 공익활동단체에서 활동하게 됐다. 더블유앤씨는 여성권익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이 씨는 카드뉴스와 웹툰 등의 콘텐츠를 통해 오늘날 여성이 겪어야 하는 폭력과 혐오를 콘텐츠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재밌게 잘 활동하고 있다”며 “다양한 공익활동 단체와 교류하게 된다는 점, 공익활동단체의 운영방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점 등이 큰 이점이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디딜자리 프로젝트가 마치면 공익활동단체 설립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는 “공익적인 일을 할 때 단체의 형태를 갖추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커졌다”며 “사람들과 연대할 수 있는 공익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딜자리 프로젝트를 통해 공익활동가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청년은 이채로운씨 뿐만 아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20세~39세 기준)은 44명에 달한다.
성동청년플랫폼에서 근무하는 이탄(25) 씨 또한 공익활동가를 향후 진로로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씨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로 인해 겪었던 차별을 셀 수 없다. 그것을 바로잡고, 사회변화를 주도하고 싶다는 생각에 공익활동가로서의 진로를 결정했다. 그는 “누구나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 씨는 성동청년플랫폼에서 비대면 시대에 커지고 있는 장애인 교육격차에 대비해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교육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다보니 장애인이 겪어야 하는 불편이 많다”며 “이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려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지난 2월 졸업한 이 씨는 취업 준비를 하며 취업이 순탄치 않음을 몸소 체감했다. 그는 “원래도 취업이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고용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모두들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루 빨리 이러한 상황이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가 청년들에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면 좋겠다”며 “디딜자리 프로젝트처럼 일 경험과 역량 강화를 모두 이룰 수 있는 사업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씨는 “디딜자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서 일 경험을 쌓을 수 있어 많이 도움이 된다”며 “지금 하고있는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창업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딜자리 프로젝트에 대해 “청년들이 공익활동을 하고 싶을 때 뒷받침해주는 자리가 아닐까 싶다”며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