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4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4개국 1,275명의 선수가 11개 종목에 출전해 역대 최다인 9개국이 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신흥 국가들의 약진과 대한민국의 다각화된 성장은 이번 대회의 의미를 한층 깊게 만들어주었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16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14개로 총 45개 메달을 확보하며 종합 2위를 기록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강세를 이어갔으며, 김채연과 차준환이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에서 동반 금메달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또한, 스노보드(금메달 2개, 동메달 3개), 프리스타일 스키(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 바이애슬론(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에서 알파인 스키(은메달 2개) 등 설상 종목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경쟁력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언론의 관심 및 전체 성과의 중심은 빙상에 집중되었기에, 설상 종목 저변 확대 및 관심증대라는 숙제도 함께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대회 자체로는 한국, 중국, 일본 만의 잔치가 아닌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돋보였기에 동계아시안게임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 필리핀은 남자 컬링에서 결승전에서 한국을 꺽고 첫 금메달을 따내며 신흥 강국으로 부상했고, 우즈베키스탄과 북한은 피겨 페어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만과 태국은 각각 스피드스케이팅과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각 국가의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을 확보하며 동계 아시안게임의 새 주역으로 떠올랐다.

 

동계 아시안게임이 동아시아를 넘어 진정한 아시아 전체의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적 한계를 가진 국가들을 위해 인프라 구축 지원과 훈련 기회 제공이 중요하다. 2024년 평창군이 필리핀 선수단과 협약을 체결해 훈련 기회를 제공한 사례는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하게 캐나다또한 ‘윈스포츠 캐나다’와 같은 국제적인 선수 교류 및 육성 프로그램은 신흥 국가들의 경쟁력 강화를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과거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메이카는 열대 기후라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 봅슬레이팀을 출전시키며 전 세계에 감동을 주었다. 이들의 도전은 동계 스포츠가 기후나 자원에 구애받지 않고, 의지와 지원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로 남았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전체가 스포츠를 통해 경쟁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대한민국은 다양한 종목에서 성취를 이루며, 설상 저변 확대라는 숙제를 확인했다.  2029 동계아시안게임은 사우디아리비아 네움에서 개최한다. 동계 레저단지 ‘트로제나’를 개발해 그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700조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하여 사막 한가운데 설원을 만들고 경기장을 짓는다고 한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을 출발점 삼아, 아시아 각국이 동계 스포츠를 통해 더욱 긴밀히 연결되고, 동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활성화되며 스포츠를 통한 우정과 협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