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아시안게임이 주로 동아시아 국가에서만 펼쳐지는 이유

 

2025년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이 오늘 14일로 마무리된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1996년 동계 아시안게임 당시 구축한 경기장을 재활용하며 지속 가능한 스포츠 인프라 운영 모델을 선보였다. 하지만 동계 아시안게임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 올림픽이나 하계 아시안게임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은 만큼 경제적 효과가 제한적이며, 시설 유지 비용 부담과 경기장 활용 문제는 동계 대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동계 아시안게임의 경제적 효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후속 계획이 뒷받침되어야 한다.(사진 : Chat GPT)

 

 

그렇다면, 동계 아시안게임이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과거 대회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비교하며 역대 동계아시안게임의 경제적 효과와 지속 가능성을 파악해 본다. 동계 스포츠 인프라는 유지비가 높은 만큼, 기존 시설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얼빈은 1996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동계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했다. 이후 30년 가까이 해당 시설을 유지하며, 2025년 대회에서 기존 경기장을 재활용하는 전략을 펼치며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동계 스포츠 대회가 단기적인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광 자원과 스포츠 이벤트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얼빈의 사례는 향후 동계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려는 국가들에게 중요한 벤치마킹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을 통해 중앙아시아 최초의 동계 스포츠 중심지를 조성했다. 대회 이후에도 국제 빙상·스키 대회를 꾸준히 유치하며, 대회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알마티는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시도하는 등, 동계 스포츠 인프라를 국가 브랜드 전략의 일부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스포츠 인프라 확대 및 관련 인프라를 자국의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반면, 모든 동계 아시안게임이 경제적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일본 삿포로는 2017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했지만, 대회 이후 일부 경기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삿포로는 기존 1972년 동계올림픽 인프라를 재활용했으나, 대회 이후 유지 비용 문제로 인해 일부 시설 운영이 중단되었다. 이는 동계 스포츠 대회 개최국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로, 대회 종료 후 경기장 활용이 불가능할 경우 지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999년 한국 강원도에서 개최된 동계 아시안게임은 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사례로 꼽힌다. 당시 강원도는 대회 유치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아시안게임 규모의 이벤트로는 기대만큼의 관광객 유입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일부 경기장은 올림픽 이전까지 거의 활용되지 못했고, 막대한 유지 비용 부담을 초래했다. 강원도는 이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획하고 유치하면서 동계 스포츠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할 기회를 맞이했지만, 1999년 당시에는 인프라 활용 계획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아시안게임의 실패를 교훈 삼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일부 시설은 스포츠 훈련장과 리조트로 활용되었으며, 국제 대회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운영 비용을 상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기존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강원도의 스포츠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

 

즉 동계 아시안게임이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인프라 활용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제시해준다. 이를 위해 경기 이후에도 경기장을 훈련 센터나 관광지로 전환하여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하며, 동계 스포츠 대회를 계기로 지역 관광 활성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하계 스포츠에 비해 동계 스포츠 인프라의 유지비가 높은 만큼, 스폰서십과 국제 대회 유치를 통한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은 기존 인프라 재활용이라는 지속 가능성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1999년 당시의 강원 대회나 2017년 삿포로 대회처럼 사후 활용 계획이 부족할 경우 경제적 부담만 남길 수도 있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이는 동아시아 국가 외 동계 아시안게임이 잘 개최대지 않는 원인이 되었다. 결국, 대회의 성공 여부는 철저한 사전 계획과 지속 가능한 운영 전략에 달려 있다. 동계 아시안게임이 지역 경제에 축복이 될지, 부담이 될지는 개최국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인프라를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