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9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고 약 285만명이 관람한 영화가 있다. 바로 유해진, 윤계상 주연의 영화 ‘말모이’이다. ‘말모이’는 실제 ‘조선어학회’의 이야기와 일본에 의해 조선어학회가 핍박을 받았던 ‘조선말큰사전제작’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일제강점기 말기 ‘창씨개명’ 및 ‘학교 내 조선어사용금지조치’ 등으로 인해 조선 및 조선어는 박해받는 과정에서 공동체 ‘조선’과 ‘조선어’라는 개념은 희미해져갔다. 이러한 상황 속 공동체정신인 ‘조선’과 ‘조선어’를 지키려 하는 ‘조선어학회’의 내용을 다룬 영화 ‘말모이’를 보고 ‘얼과 정체성으로의 국어교육’이 떠올랐다.
광복 후 초기 국어교육은 독립운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이뤄졌다. 그 결과 국어교육에서 ‘한국인의 얼과 정체성’이 강조되었었다. 당시 국어교육을 해야 하는 당위성은 독립과 독립운동이었다. 이 당시의 공동체는 ‘얼과 정체성’을 기준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광복 및 독립운동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짐에 따라 국어교육은 지속적으로 당위성에 대한 도전을 받아야 했다. 그 결과 현재 국어교육은 ‘얼과 정체성’이라는 공동체적 성격보다는, ‘사고력신장 및 창의력표출’이라는 개인적 성격이 강조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공동체의식은 약화되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동체보다 개인이 강조되며 기존의 ‘얼과 정체성’보다는 ‘사고력신장 및 창의력표출’이 강조되는 현상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과정 속에서 ‘공동체의 얼과 정체성’으로의 국어교육이 적절히 연착륙되어 존중받는 것이 아닌 괄시받는 오늘날의 모습은 안타깝다.
영화 ‘말모이’에서는 “말과 글이란 게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인데, 그렇게 사라지는 우리 조선말이 한두 개가 아니거든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대사에선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사실, 언어는 표현의 보조수단의 성격을 넘어 우리의 사고 및 의식의 흐름과 연관되어 있음을 영화 ‘말모이’는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2015 국어과교육과정’ 중 국어교육의 성격을 설명하는 부분에선 국어를 “대한민국의 공용어로서 사고와 의사소통의 도구이자 문화 창조와 전승의 기반이다.”라 설명한다. 국어교육의 성격에서 ‘사고와 의사소통’ 뿐 아니라 ‘문화창조와 전승’이 규정된 점은, 공동체의 관점으로 ‘얼과 정체성’으로의 국어가 반영된 결과이다.
단절되어 있는 언어와 역사는 없다. 우리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끊임없이 반성하고 탐색하며 우리는 공동체의 화합을 추구할 수 있다. 그 기준은 ‘얼과 정체성’이다. ‘말모이’가 준 이 울림이 다른 이들에게도 퍼져, ‘대한민국의 얼과 정체성’의 정신으로 현시대에서 간과되고 있는 공동체정신이 회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