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사회에서 연예인과 공인의 과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점점 더 가혹해지고 있다. 어제(2월 16일) 발생한 비극적인 김새론 사건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개인을 끝없이 배제하고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전적으로 드러낸다.
최근 들어 점차 상대방에 대해 가혹해져 하는 한국 사회(사진 : Chat GPT)
이러한 현상은 각박해진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연예인 및 공인의 자숙의 개념을 단순한 반성의 시간이 아닌 영원한 퇴장의 강요로 변질시키며, 공동체적 포용보다는 처벌과 낙인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화주의 정치철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공화주의는 '비지배적 자유'를 핵심 가치로 삼으며, 이는 개인이 타인의 자의적 간섭 없이 자유를 누리기 위해 공동체적 책임과 상호 존중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이 글은 공화주의 이론을 통해 한국사회의 관용 부족과 공동체의식 부재를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한국사회에서 공인의 잘못은 대중의 도덕적 분노와 결합해 가혹한 처벌로 이어진다. 김새론 사건은 음주운전이라는 중대한 실수였지만, 이후 복귀 시도마저 좌절되며 대중의 비난 속에 생을 마감했다. 이는 자숙의 의미가 단순한 반성의 시간을 넘어 평생의 낙인으로 된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오징어게임'에서 탑의 등장에 대한 설왕설래의 사건에서도 과거 그의 과거 잘못이 지속적으로 회자되며 몇몇 대중들의 그를 아니꼽게 보아 복귀를 어렵게 만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불행하게도 현재 한국사회는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회복 가능성을 차단하고 공동체의 포용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야기한다.
공화주의는 로마 공화정 전통에서 비롯되며, 마키아벨리 등 근현대 철학자들에 의해 발전해왔다. 공화주의에서 자유는 단순한 방임이 아니라 타인의 자의적 간섭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공동체 구성원 간의 상호 존중과 책임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하다. 공화주의는 시민의 비루트를 강조하며 공동체의 안정을 위한 책임을 주장했고, 공적 영역에서의 참여와 토론을 통한 자유를 역설했다. 그 과정에서 법과 제도는 비지배적 자유를 바탕으로 개인을 보호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러한 철학적 배경은 한국사회가 공화주의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관용과 공동체의식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이는 국가 철학에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강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의 비롤리는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를 재조명하며 시민의 덕성과 공공선 추구를 강조했다. 그는 공화주의가 단순한 정치체계가 아니라,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을 다할 때 실현되는 체계라고 주장했다. 한국사회에서도 이러한 시민적 덕성과 공동체 책임이 필요하다. 대중의 비난과 배제가 아닌, 잘못한 이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회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는 도덕적 우월감을 앞세운 대중의 비난이 난무하며, 이는 공동체 결속을 저해한다. 공인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SNS와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인 감시와 평가를 받으며, 작은 실수도 평생의 낙인이 된다. 이는 공화주의가 지향하는 상호 존중과 비지배적 자유의 가치와 상충된다. 또한, 잘못한 개인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여,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손실을 초래한다.
공화주의적 해법은 '회복적 정의'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잘못을 바로잡되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사회도 민주공화국의 헌법 정신을 되새기며, 민주와 공화의 균형을 통해 공동체의 안정성과 포용성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하다. 미디어는 현대사회에서 여론 형성과 사회적 가치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미디어는 자극적 보도를 통해 공인의 과오를 부각하며 대중의 분노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대중문화 또한 공인의 이미지를 소비하며, 실수한 이들에게 가혹한 시선을 보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미디어가 공화주의적 가치를 담아 공동체의 포용과 회복을 강조한다면, 사회적 분위기는 변화할 수 있다. 언론의 보도 방향과 대중문화의 태도가 공동체의 관용을 확산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한국사회는 ‘민주공화국’ 중 민주주의적 요소에 집중한 나머지 '공화'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소홀히 하고 있다. 공화주의는 단순한 정치철학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연예인과 공인뿐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잘못을 저질러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그것이 바로 '민주공화국'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진정한 공화주의 정신을 실현을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동체의 회복과 관용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