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다소 특이하다 생각할 수 있는 돌잔치 사회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이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다문화가족, 외국인 가족 등 우리의 생활 반경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는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들에 대해 잘 몰랐기에, 집단에 대한 선입견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극단화를 넘어 화합사회로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사진 : Chat GPT)
하지만 실제로 만나고 행사를 진행하면 할수록 기존에 가졌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인종과 문화가 다르더라도, 그들은 모두 아이의 부모라는 점에서 같았다. 돌잔치 사회 아르바이트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무엇이 사람들 간의 차이를 만드는지 고민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문화와 인종의 차이도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 개개인의 성격 차이가 더 중요하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여전히 개개인보다 집단적 관점이 더 크게 고려되며 혐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한국 사회는 개인이 가진 다양한 개성을 보지 않고, 그들이 속한 집단만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난민’, ‘일본’, ‘정치 성향’, ‘페미니즘’, ‘종교’, ‘직군’ 등으로 사람들을 분류한 후 이를 기반으로 선악을 판단한다.
보편적 특징으로 개개인을 묶고 판단하는 것은 편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류는 반복되며, 혐오를 기반으로 사회는 더욱 분열된다. 난민을 모두 같은 존재로, 보수를 모두 극우로, 진보를 모두 급진적인 세력으로 여기는 등의 단순화된 시각이 만연하다. 일부 극단적 사례를 전체 집단의 특성으로 일반화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타 집단을 비난하는 행태는 사회를 더욱 양극화시킨다.
이런 현상은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공동체의 화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문제다. 공화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되, 그것이 사회적 연대를 저해하지 않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개개인이 아닌 집단에 대한 감정적 혐오가 만연하며, 이는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특정한 집단을 적으로 규정하고 혐오하는 과정은 공공선과 시민적 덕성을 약화시킨다. 타 집단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배척하는 것은 공화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모습이다.
또한, 집단에 대한 혐오는 계속해서 새로운 적을 만들어낸다. 외부의 적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분열이 발생하며, 혐오사회는 지속된다. 특정 집단을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하고 적대하는 방식은 결국 또 다른 내부 갈등을 유발하고, 이는 공동체의 지속적인 불안을 초래한다. 이는 혐오사회가 반복되는 비극적 악순환의 구조다.
어느 집단에서든 극단적인 개인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을 이유로 전체 집단을 매도하는 것은 경솔하고 위험한 태도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도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데, 다른 집단을 획일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공화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속한 집단이 아니라, 그 개인의 행동과 가치로 평가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공동체의 화합을 해치는 개인들에게는 당연히 제재가 필요하지만, 그 제재가 개개인의 이성적 판단을 벗어나 감정적 혐오로 번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결국, 다른 집단이라 하더라도 그들을 공동체 속의 개인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태도가 자리 잡아야 한국 사회가 혐오를 넘어 화합과 협력을 실현하는 공화주의적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혐오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공동체 전체의 책임이며, 이를 통해 더욱 바람직한 미래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