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2025, 국경을 허무는 다양한 문화 행사, 슬로베니아 노바 고리차·이탈리아 고리치아, 유럽 문화 수도로 하나 되다
노바 고리차와 고리치아,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문화 중심지로
첨단 기술과 함께하는 문화 탐방, GO! 2025 웹앱과 AR 서비스
국경을 초월한 문화의 힘, 유럽의 미래를 향한 도약

 

오는 2025년, 슬로베니아의 노바 고리차(Nova Gorica)와 이탈리아의 고리치아(Gorizia)가 유럽 문화 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로 선정되면서, 국경을 초월한 문화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두 도시는 오랫동안 유럽의 경계선에 위치해 물리적으로는 가까웠지만,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하나의 문화권으로 융합하는 의미 있는 실험을 시작했다.

 

앞으로 몇 달간에 걸쳐 GO! 2025는 콘서트, 연극, 미술 전시회, 영화 상영, 미식 체험 등 잊지 못할 수천 개의 이벤트를 이 지역에 선사할 예정이다.

콘서트, 연극, 미술 전시회, 영화 상영, 미식 체험 등 잊지 못할 수천 개의 이벤트를 할 예정인 GO! 2025 (사진 : 슬로베니아 관광청 제공)

 

그 서막은 2025년 2월 8일, 슬로베니아의 문화 휴일을 맞아 열린 개막식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역에서 역으로(From Station to Station)’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두 도시의 주요 거리와 광장에서 음악가, 무용가, 민속 예술가, 공연가들이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두 도시의 중심부인 유럽 광장(Europe Square)에서는 공식 출범식이 열려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유럽 문화 수도의 본격적인 여정을 알렸다. 해가 지면서 스포트라이트는 노바 고리차 시청사 앞 야외 무대로 옮겨졌고, 예술과 조명이 어우러진 장관이 펼쳐지며 잊지 못할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개막식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25년 한 해 동안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선보이며 유럽 문화 수도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유럽을 위한 행진(March for Europe, 5월 1일~9일)’ 행사는 예술을 통해 국경을 넘는 행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국경을 초월한 별미(Tastes without Borders, 9월 26일~28일)’ 행사는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의 미식 문화가 융합된 독창적인 미식 축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말에는 ‘깨달음의 폐막식(The Enlightened Closing Ceremony, 12월 1일~3일)’이 펼쳐지며, 이 기간 동안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콘서트와 공연이 도시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GO! 2025’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단순한 문화 행사 개최를 넘어, 노바 고리차와 고리치아를 하나의 문화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특히 노바 고리차는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현대적인 모더니즘 건축과 함께 소차 강(Soča River)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도시를 감싸는 소차 계곡(Soča Valley)에는 역사적 명소인 Tolmin, Kobarid, Bovec가 위치해 있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와인 애호가들과 미식가들에게도 매력적인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는데, 비파바 밸리(The Vipava Valley)는 햇살이 내리쬐는 포도밭과 부티크 와이너리로 유명하며, 고리스카 브르다(Goriška Brda)는 시적인 풍경과 함께 특별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힌다.

 

한편, ‘GO! 2025’ 프로젝트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문화 체험도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Wherever You Go! - GO! 2025’ 웹앱을 통해 최신 이벤트 및 공연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BulevAR’ 앱을 이용하면 노바 고리차와 고리치아의 과거와 현재를 생생하게 탐험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접근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문화 축제가 아니라, 디지털과 현실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프로젝트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두 도시가 하나의 유럽 문화 수도로 공동 선정된 사례가 드물다는 점 때문이다. 유럽 문화 수도는 주로 한 국가의 한 도시를 중심으로 선정되었지만, 노바 고리차와 고리치아는 국경을 초월해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과거 경계선이 가로막고 있던 두 도시가 문화적 교류를 통해 하나의 문화권으로 융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문화가 단순한 예술적 표현의 장을 넘어, 유럽의 통합과 협력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1년간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문화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의 운영 방식에 달려 있다. ‘GO! 2025’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문화의 힘을 통해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협력과 공존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노바 고리차와 고리치아가 어떻게 문화적 융합을 이루어 갈 것인지, 그리고 유럽 문화 수도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주목할 부분이 될 것이다.

 

유럽 문화 수도 프로젝트는 역사적으로 한 도시의 문화적 유산과 창의성을 조명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GO! 2025’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과거에는 분리되어 있던 두 도시가 이제는 문화와 예술을 통해 하나가 되고, 새로운 협력과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의 미래가 단순한 경제적 통합을 넘어 문화적 화합을 통해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