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체적으로 ‘살아있는’ 당내 청년 조직의 필요
- 등용문이자 시험대의 역할을 해내는 청년 풀 만들어야

 

‘30대 기수론혹은 ‘3040 전면론’. 과거 미래통합당 시절 대두되었던 전략이다. 그 후 1년여의 시간이 지난 20216, 30대의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의 당대표로 당선되며 30대 기수론이 현실이 되었다. 높아진 2030세대의 정치관심은 참여로 이어졌고 ‘0선 당대표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제는 청년들의 정치관심이 참여로 이어지는 길목에 서있다. 그러나 이러한 청년들의 참여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청년들의 지속적인 유입은 국민의힘을 더욱 더 변화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건강한 보수정당으로서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높아진 2030세대의 정치참여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년 정치인을 길러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선거용 보여주기 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당내 청년조직은 보다 살아있는 주체적 조직이어야하며, 등용문이자 시험대의 역할을 해야한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지도자들을 부러워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우수한 선례를 당 내에 이식해야할 때이다.

 

양대 정당 체계가 확립된 미국에서는 정치지도자를 양성하는 경로로서 지역네트워크와 함께 각 정당의 대학생위원회, 싱크탱크, 공공대학원 등이 마련되어있다. 이 중 상대적으로 조직화가 잘 되어 있는 공화당 대학생위원회의 경우엔 1500여 개 대학에 지부를 두고 25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30대 대통령이었던 캘빈 쿨리지를 비롯하여 폴 라이언 연방하원 의장을 배출했으며 정치전략가로 알려진 칼로브와 로저스톤도 이 조직 출신이다.

 

공화당 대학생위원회가 지도자 양성 과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청년을 솎아내는 등용문이자 길러내는 시험대, 스스로를 투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공화당 대학생위원회는 정치에 꿈이 있는 젊은 청년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많은 청년들이 이를 경험한 후 연구원, 당직자, 보좌관, 상하원의원을 거쳤다.

 

한편 민주당 대학생위원회의 경우엔 1932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지원조직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캠퍼스 강연, 이슈 투쟁, 유권자 등록과 투표 독려 운동 등을 벌인다. 이들은 시민단체와 연합하여 청년 유권자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직접적 대중설득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에서는 보수계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젊은 보수주의자를 의회와 정부에 진출시키기 위해 젊은 지도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민주당 계열에서는 미국진보연구소의 캠퍼스 진보프로그램 이 전국 대학생 지지자, 캠퍼스 언론을 상대로 한 풀뿌리 이슈 캠페인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정당이 급변하는 21세기에도 건재한 이유는 미래지도자를 양성하기위한 노력이 선행되었기 때문이다. 정치지도자를 양성하는 경로로서 각 정당의 대학생위원회가 역할을 충분히 해냈기에 상향식 정치와 지속가능한 청년정치가 가능했던 것이다.

 

오래도록 선진정치문화를 자랑해온 영국은 어떠할까.

영국 정치 환경을 보면 지도자는 태어나지 않고 길러진다(Leader is not born but made)’는 말이 단순 표어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의 정치인 양성 시스템은 여타 국가보다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국 보수당 청년조직의 탄생은 총선 대패에서 비롯되었다. 영국의 각 당은 모두 청년층을 상대로한 별도 조직을 갖추고 있는데 젊은 보수당, 젊은 노동당 등이 그 예이다. 그 외에도 영국의 모든 대학에는 정당 별 캠퍼스 지부가 설립되어 있다. 이 곳에서 활동한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전업 정치인으로 활약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진출한 정치신인들은 각 지역의 지구당에 소속되어 정치를 학습할 기회를 부여받고, 경험이 쌓이면 지역 선출직에 도전한다. 우리나라로 치환하면 구의원과 시의원이 그 예이다. 이러한 경험이 쌓여 잔 뼈가 굵어진 지역의원들은 하원의원 후보로 입후보 하게 된다.

 

이제 우리나라는 정치혁신의 격변기에 서있다. 대선을 전후로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었고 국민의힘의 경우엔 대통령선거 전반에서 청년보좌역들이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고 후보에게 직언하는 참모의 역할을 해냈다. 이러한 변화가 선거용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이준석 대표의 선언을 환영한다. 나아가 지도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란 영국 정치사의 한 구절이 우리에게 소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우종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