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변학수 옮김 미래지식, 256p, 8000원(사진 미래지식)
도서출판 미래지식은 ‘미래지식 클래식’ 시리즈의 첫 책으로 ‘데미안’을 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책을 쓴 독일의 경건주의의 도덕주의 배경이 우리나라의 유교 도덕주의와 비슷해서였는지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데미안’의 인기는 높다.
무엇보다 권력과 내면의 진짜 자기를 찾아서 끊임없이 방황하고 탐구하는 싱클레어의 성장기는 청소년기에 겪는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과 유사한 점이 많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어른들과 사회에서 알려준 길로 가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인가 등 심하게 성장통을 겪지 않은 사람이라도 십대 시절에, 혹은 나이가 든 다음에라도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질문들이다.
‘데미안’은 출세나 사회적 신분 상승에 집착하지 말고 개인의 존재, 내면의 가치에 눈을 뜨라고 충고한다. 그 말을 따르기 위해 끊임없이 성장의 진통을 겪는 싱클레어의 삶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
싱클레어는 경건한 분위기의 기독교 집 안에서 자란다. 기도가 있고 선함이 있는 밝은 세계는 싱클레어의 성장을 가로막는 곳이기도 하다.
싱클레어는 동네 불량배인 크로머를 만나고, 그의 절망적인 상황을 새로 해석하고 도와준 데미안을 만나며 서서히 아버지가 규정한 밝은 세계를 다르게 해석하는 힘을 얻는다. 그는 자라면서 성적 충동에 휩싸이고 이교를 접하고, 술주정뱅이가 되는 등 어두운 세계에서 헤맨다.
하지만 데미안이 이끄는 대로 다시 영적인 세계로 돌아와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즉 싱클레어는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끊임없이 알과 씨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 책을 번역한 역자는 이러한 싱클레어의 솔직한 내면세계를 좀 더 쉽고 정확한 번역으로 풀어, 독자들에게 원전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해 주기 위해 노력했다.
‘데미안’ 속에 있는 선과 악, 쾌감과 고통, 만남과 이별, 코스모스와 카오스, 사랑과 불화 등 우리가 피하고 싶지만 반드시 만나야 하는 것들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게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