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교육 중이던 시각장애인 예비 안내견을 한 마트의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막아서는 사진이 SNS에 올라오며 크게 논란이 되었다.

사진 속 강아지는 ‘저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채 겁을 먹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논란이 된 인스타그램 글을 참고해보면 퍼피워커가 롯데마트 잠실점을 방문했다가 장애인도 아니면서 안내견을 데려왔다고 쫓겨난 것임을 알 수 있다. 

퍼피워커는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의 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일정 기간 자신의 집에서 돌봐주며 훈련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일컫는다. 사진 속 강아지는 퍼피워킹을 진행 중이었는데, 퍼피워킹이란 생후 7주부터 예비 안내견을 일반 가정집에 위탁해 1년 동안 사회화 교육을 받게 하는 과정을 말한다.
 

SNS를 통해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30일 롯데마트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였다.

“롯데마트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워커와 동반 고객 응대과정에서 견주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 측은 “이를 계기로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12월 7일 송파구청은 장애인 복지법 위반으로 과태료 200만 원을 부과한다는 사전 통지서를 마트 측에 보냈으며, 오는 30일까지 롯데마트 측은 구청에 과태료 부과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장애인 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퍼피워킹은 강아지들이 가정과 사회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의 소중한 밑거름이다. 퍼피워커의 지원사항은 다음과 같다. 월 1회 가정 방문 교육과 학교집학교육에 응해야  하며, 물품, 약품, 진료비가 제공된다. 또한, 가정 내에 미취학 자녀가 없어야 하며 실내에서 함께 지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등의 자격요건이 필요하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는 퍼피워킹뿐만 아니라 은퇴 안내견 홈 케어도 진행하고 있다. 은퇴 안내견 홈 케어란 은퇴 안내견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가정에서 돌보는 자원봉사 활동이다. 

롯데마트는 사과문을 게재하고도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12월 1일 전 지점에 안내견 출입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에는 ‘안내견을 쓰다듬거나 부르는 등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행위나, 먹이를 주는 행위’ 등을 삼가달라고 당부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아직도 일반인들의 시각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다. 실제로 최근 일어났던 사건 외에도 조명 받지 못한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은 사회에 이미 만연하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 성동구는 시각 장애 안내견을 명예 공무원으로 임용하거나 공공소통 연구소와 함께 관내 명소에 ‘안내견 출입 환영’ 점자 스티커를 시범적으로 부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안내견학교에서 제작한 ‘안내견 환영 스티커’를 메일로 신청하는 분께 우편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시각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관심이 일시적인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롯데마트 안내견 거부 사건은 단순히 매장의 관리인이 시각 장애인과 관련된 법적 권리와 의무를 알지 못해 벌어진 일은 아니었다. 퍼피워커 또한 자신의 법적 권리를 알고 있었으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매니저는 상대가 가지고 있는 법적 권리를 인지하고서도 비타협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며, 이러한 시각장애인에 대한 비타협적인 태도가 이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시각장애인의 법적 보호와 안내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