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녀사냥을 정당화하기 위해 공인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에 대한 비판

 

유튜버 ‘정배우’. /유튜브 캡처

 

현재 가짜사나이에 출연하고 있는 전 UDT 대원이자 현재 유튜버인 로건이 몸캠을 했다는 의혹을, 유튜버 정배우가 로건의 사실확인도 받지 않고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배우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로건은 일반인이 아닌 공인, 연예인이나 다름없다" "나는 진실을 알려주는 직업" "엄격한 도덕성이 싫으면 그런 잘못을 안 하면 되지 않냐" 등 주장을 펼치며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틀린 주장이다.

 

로건이 넓은 의미에서 보면 연예인인 것은 맞지만 공인은 아니다. 로건은 가짜사나이 및 개인 유튜브로 대중과 만나고 있기 때문에, 현행법 상 ‘대중문화예술용역을 제공하는 자’, 즉 대중문화예술인이라고는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적업무에서 일하는’ 공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흔히 유튜버가 논란에 휩싸이면, “공인이 그런 행동을 해서 잘못되었다!”라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인의 사전적 정의는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이들이 공적인 일에 종사한다고는 보기 힘들다.

 

유튜버들은 전적으로 사적인 영역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사전적 정의상 공인은 이들이 아닌 대통령, 국회의원과 같은 정치인 혹은 국가에 속해있는 행정가들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즉 사전적 의미로 봤을 정배우가 언급한 "로건은 일반인이 아닌 공인, 연예인이나 다름없다"라는 주장은 문제가 있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은 유명인이 공인의 범주에 포함되냐는 질문에, "널리 알려져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가리켜 '공인'이라고 지칭하고 있고, 그것이 의사소통에서 별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나,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곧 '공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공인'의 본디 뜻에 비춰 볼 때 적합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대답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는 비록 “공적인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널리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인 유튜버를 공인으로 봐야한다.”라고 주장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접근으로 공인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튜버 정배우가 사전적 정의를 모르고 공인이라는 용어를 함부로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측되기에, 아마 이러한 논조에서 ‘공인’이라는 용어를 썼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도 문제가 있다.

 

만약 이와 같은 주장처럼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로 공인으로 판단하면 무명 연예인 및 유튜버는 공인이 아닐 것이다. 같은 직종이여도 영향력에 따라 공인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비슷한 논리로 접근하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국회의원이나 시의원 구의원은 전혀 영향력이 없으니 공인이 아니다.”라고도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영향력을 기준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영향력이라는 개념이 매우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이기에, 대다수가 공감하는 정의를 내릴 수 없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사람마다 영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청률, 출연료, SNS팔로워 수 등 어떠한 기준으로 사람의 영향력은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기준선을 잡는 것도 애매하고, 기준선을 나눈다 하더라도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유튜버 정배우는 유튜버에 불과한 로건에, 공인의 프레임을 넣고 비판을 하는 것일까? 아마 자신이 행하는 비판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적 업무에서 일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공인의 특성상, 일반 사람들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와 책임감이 부여된다. 일상적으로는 비판의 소재가 되지 않더라고, 공익의 범주로 올리면 비판이 가능해지는 경우도 많다.

 

이번 상황의 경우 로건은 법적으로 피해자이다. 현재 몸캠 영상이 합성이라는 의혹이 나온 상황에서 영상이 사실이 아닐 경우 정배우에 의해 억울한 논란의 주인공이 된 것이고, 혹여나 영상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유출에 의한 피해자가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 사건은 명백히 유튜버 정배우가 2차 가해자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를 감추기 위해 단순 유튜버에 불과한 로건을 ‘공인’으로 설정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 개인이었으면 로건이 피해자였을 사건을, 정배우는 로건을 공인이라는 범주에 놓아 과도한 마녀사냥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정배우의 로건 폭로에 의해, 임신 중인 로건의 아내의 유튜브에는 “유산을 해라”라는 입에 담지 못할 악플을 담는 네티즌들이 존재했다. 또한 ‘가짜사나이’ 제작자인 유튜버 김계란도 “누가 한 명 죽기를 원하는가”라고 이번 사태에 대해 일갈했다. 이러한 마녀사냥의 배후에는 공인이라는 프레임으로 로건에 대한 마녀사냥을 유도한 폭로가 있다.

 

물론 공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튜버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들이 공인이라는 범주에 속하지는 않지만, 대중들 및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의 사람이기 때문에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렇다고 그들의 행적을 비난하고 마녀사냥을 유도하기 위해서 공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할 것이다.

 

공인의 도덕적 잣대와 유튜버의 도덕적 잣대는 다르다. 유튜버는 공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의 정도로 그들에게 맞는 도덕적 잣대가 필요하다. 지금 로건이 겪고 있고 이전에 많은 유튜버가 겪어 왔으며 앞으로 많은 유튜버들도 겪을 수 있는 억울한 마녀사냥을 막기 위해서라도, 유튜버들을 공인의 범주에서 분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유튜버 김계란 인스타그램 (사진=김계란 인스타그램캡처)